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교(EPFL) 연구진이 3D프린팅으로 만든 속 빈 공진기를 이용해 소리를 추진력으로 바꾸는 초소형 비행체와 보트를 구현했다. 연구팀은 14일 연구 결과를 공개했으며 논문은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실렸다.
핵심은 둥글거나 종 모양인 미세 공동(속 빈 공간)을 특정 음향 주파수에 맞춰 설계한 것이다. 맞는 주파수의 소리가 들어오면 공동 안의 공기가 진동하고, 유입될 때보다 좁고 집중된 흐름으로 빠져나가면서 작은 추력을 만든다. 공동 자체가 추진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장치 안에 모터나 기어, 자석을 넣지 않아도 된다. 다만 에너지는 외부 스피커나 초음파 발생 장치에서 공급된다.
주파수로 이동 방향을 고른다
연구진은 센티미터 크기의 보트에 서로 다른 주파수에 반응하는 공동을 최대 3개 배치했다. 스피커의 주파수를 바꾸자 선택된 공동만 작동해 보트가 전진하거나 방향을 틀었고, 장애물을 돌아 목표 지점으로 이동하는 동작도 시연했다.
더 작은 비행체는 3D 나노프린팅으로 제작했다. 세 개의 미세 공동을 통합한 150마이크로그램짜리 구조물은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초음파를 받아 수직으로 상승했다. 다른 설계에서는 공동이 만든 공기 흐름으로 작은 날개를 분당 최대 1만3천 회 회전시켜 헬리콥터와 비슷한 양력을 냈다.
연구팀은 공진 공동을 일반적인 3D프린팅용 플라스틱과 고무형 고분자, 유리 등으로 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작법을 달리해도 공동의 크기와 형상을 정밀하게 맞추면 반응 주파수를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결과는 배터리가 필요 없는 독립 비행체를 완성했다는 뜻은 아니다. 실험 장치에는 조율된 외부 음장과 정밀하게 제작된 공동이 필요하며, 연구진도 응용 분야보다 소리로 작은 로봇을 선택적으로 구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단계로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