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lity K3
사진·자료: Creality 제공

크리얼리티(Creality)가 9월 4~8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에서 교환식 노즐 시스템 ‘KliTek’을 탑재한 데스크톱 3D 프린터 ‘K3’를 선보였다. 하나의 노즐에 여러 필라멘트를 번갈아 넣는 대신, 재료별로 준비된 네 개의 노즐을 교환해 다색·다중소재 출력에서 발생하는 전환 시간과 재료 낭비를 줄이는 제품이다. K3가 제시하는 활용 범위는 여러 색을 사용하는 장식품에 그치지 않는다. 서로 다른 경도의 유연한 재료를 한 출력물에 배치하거나, 본체와 지지대를 다른 소재로 만들고, 외벽과 내부 채움에 서로 다른 지름의 노즐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확장된다. 다만 크리얼리티의 최신 발표는 고급 다중소재 기능과 혼합 노즐 구성을 추가 액세서리를 사용하는 기능으로 설명하고 있어, 기본 구성과 확장 구성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필라멘트를 빼고 넣는 대신, 재료가 준비된 노즐을 선택

일반적인 단일 노즐 멀티컬러 방식은 색상이 바뀔 때 기존 필라멘트를 빼고 다음 필라멘트를 같은 노즐에 공급한다. 이때 용융 구간에 남아 있는 이전 색상의 재료를 충분히 밀어내지 않으면 다음 색에 섞일 수 있다. 색상 경계를 선명하게 만들기 위해 배출하는 재료가 ‘퍼지’이며, 전환 횟수가 늘어날수록 이 과정에 쓰이는 시간과 필라멘트도 증가한다. KliTek은 이러한 반복 작업을 줄이기 위해 재료별 필라멘트 경로와 교환식 노즐 어셈블리를 사용한다. 필요한 색상이나 소재가 바뀌면 해당 재료가 준비된 노즐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네 개의 노즐이 동시에 출력하는 구조가 아니라, 작업에 필요한 노즐을 선택해 사용하는 구조로 이해하면 된다. 여기서 ‘노즐 교환’은 작은 금속 노즐 끝을 출력 도중 나사처럼 풀고 조이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필라멘트를 녹이는 핫엔드를 포함한 모듈형 부품을 교환한다는 의미다. 크리얼리티는 교환되는 부품의 범위를 줄여 어셈블리 무게를 전체 툴헤드의 약 5분의 1로 구성했다고 설명한다. 회사가 IFA 발표에서 제시한 노즐 교환 시간은 4.8초다. 기존 KliTek 기술 소개에 기재된 ‘색상·재료 전환 15초 미만’과는 측정 범위가 다르므로, 노즐 교환 시간만을 모든 전환 과정이 끝나는 시간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KliTek

출력 시간과 폐기물 줄이지만, ‘사용 재료가 모두 제품이 된다’는 뜻은 아냐

크리얼리티는 최신 발표에서 단일 노즐 멀티컬러 방식과 비교해 전체 출력 시간을 최대 80%, 재료 폐기물을 최대 85% 줄였다고 밝혔다. 회사 자체 시험에 따른 수치로, 출력 조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때 폐기물 감소와 전체 필라멘트 사용량 감소는 구분해야 한다. 완성품 자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와, 색상 전환이나 출력 안정화를 위해 추가로 사용하는 재료는 다른 항목이다. 폐기물을 크게 줄이더라도 출력물 본체의 무게까지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초기 KliTek 소개 페이지의 ‘39g 대 278g’ 비교 역시 페이지에 ‘사용한 필라멘트’로 표시된 사례다. 이를 그대로 폐기물 무게의 비교로 바꿔 쓰거나, 모든 출력에서 같은 절감률이 나온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K3에서도 최소한의 프라임 타워는 남을 수 있다. 프라임 타워는 출력물 옆에 만드는 보조 구조물로, 재료 전환 이후 압출 흐름을 안정시키는 데 사용된다. 이전 색을 밀어내는 대량 퍼지를 줄이는 것과, 출력물 외에 소비하는 재료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이 구조의 이점은 단순히 사용한 색상 수보다 전환 횟수와 밀접하다. 같은 네 가지 색을 쓰더라도 특정 높이에서 한 번씩만 바꾸는 모델과, 거의 모든 층에서 여러 차례 바꾸는 모델은 전환에 필요한 작업량이 다르다. 프루사 역시 멀티컬러 출력의 보조 타워 크기가 출력물 크기 자체보다 색상 변경 횟수에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이런 점에서 K3의 절감 효과를 비교하려면 색상 수와 함께 모델의 색 배치, 전환 횟수, 지지대 설정을 살펴야 한다.

TPU 출력은 ‘노즐 수’뿐 아니라 필라멘트 공급 방식도 바꿨다

유연한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은 필라멘트 자체가 잘 휘고 늘어나기 때문에 공급 경로의 마찰이나 변형이 압출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크리얼리티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S-Drive’라는 이중 구동 공급 방식을 적용했다. 출력부 쪽 압출기가 필라멘트를 당기는 동시에 후방의 보조 압출기가 밀어주도록 동기화하는 구조다. 노즐을 여러 개 준비하는 것만으로는 부드러운 필라멘트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S-Drive는 재료가 이동하는 과정까지 함께 제어해, 유연한 소재를 다색·다중소재 작업에 활용하려는 설계다. 회사는 초기 기술 자료에서 TPU 85A의 연속 압출 유량을 초당 3㎣, TPU 95A를 초당 15㎣로 소개했다. 이 수치는 재료가 나오는 체적 유량이며, 프린트헤드의 이동 속도나 출력 완료 시간과는 구분해야 한다. TPU 지원 범위도 발표 시점에 따라 표현이 다르다. 5월 KliTek 소개에서는 80A까지의 연질 TPU를 언급했지만, 9월 IFA 발표는 추가 액세서리를 사용하는 다중소재 기능과 함께 TPU 85A~95A를 명시했다. 따라서 초기 기술 소개의 80A를 K3 기본 구성의 확정 지원 사양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활용 예로는 서로 다른 경도의 TPU를 한 작업에 배치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같은 유연 소재 계열 안에서도 부분별로 다른 특성을 부여하려는 접근이다. 색을 나눠 외관을 표현하는 데서 나아가, 출력물의 위치에 따라 요구되는 물성을 다르게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다중소재 기능의 의미다.

외벽은 0.4mm, 내부는 0.8mm…한 출력물에 노즐 역할 분담

K3는 색상과 소재뿐 아니라 노즐 지름도 나눠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크리얼리티가 제시한 대표적인 조합은 외벽을 0.4mm 노즐로 출력하고 내부 채움을 0.8mm 노즐로 만드는 방식이다. 표면의 세부 표현이 필요한 부분과 상대적으로 많은 재료를 빠르게 채워야 하는 부분에 서로 다른 노즐을 배정하는 접근이다. 이는 사용자가 출력 도중 기계를 멈추고 노즐을 손으로 교체하는 작업과 다르다. 노즐별 역할과 출력 경로를 소프트웨어에서 설정하고, 한 작업 안에서 장비가 필요한 노즐을 선택하는 기능이다. 크리얼리티는 관련 설정을 Creality Print에서 관리한다고 설명한다. 회사는 이러한 조합으로 출력 효율을 최대 30% 높였다고 소개했다. 다만 혼합 노즐 기능 역시 추가 액세서리를 사용하는 구성으로 발표됐다. 노즐 지름이 두 배가 된다고 전체 출력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 방식의 효과를 평가하려면 큰 노즐로 처리할 수 있는 내부 영역이 얼마나 되는지, 외벽에 소요되는 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노즐 교환이 얼마나 자주 필요한지를 함께 봐야 한다. 내부 채움이 많은 모델과 얇은 외벽 위주의 모델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 어려운 이유다. 별도 노즐에 지지재를 배정하는 것도 활용 방향이다. 공식 자료에는 일반 출력 소재와 수용성 지지재인 PVA를 함께 사용하는 예시, 쉽게 분리되는 지지재를 활용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이러한 구성에서는 네 개의 노즐을 모두 외관용 색상에 배정하기보다 본체 소재와 지지재에 나눠 쓰게 된다. 네 개의 교환 위치를 색상, 소재, 노즐 지름 중 어디에 배분할지가 작업 구성의 일부가 되는 셈이다.

출력 공간은 260mm 정육면체…교환 후 위치 재현성도 강조

공식 제품 페이지에 제시된 K3의 출력 공간은 260×260×260mm다. 본체 크기는 420×482×536mm, 무게는 22kg이며, 최대 출력 속도는 초당 500mm, 최대 가속도는 초당제곱 20,000mm로 안내된다. 이들 수치는 장비의 공개 사양으로, 모든 소재와 출력 경로에서 동일한 속도가 유지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항목 공개 사양
출력 방식 필라멘트 압출 방식(FFF)
출력 공간 260×260×260mm
최대 출력 속도 500mm/s
최대 가속도 20,000mm/s²
본체 크기 420×482×536mm
본체 무게 22kg

크리얼리티 공식 제품 페이지 기준. 여러 노즐로 하나의 출력물을 만들 때는 교환 이후에도 출력 위치가 일관되게 맞아야 한다. 크리얼리티는 KliTek의 XYZ축 재배치 반복정밀도를 25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제시하고, 전체 37개 센서 중 12개를 공구 교환 과정에 배치했다고 설명한다. 25마이크로미터는 0.025mm에 해당하지만, 이를 완성품 전체의 치수 오차가 항상 0.025mm 이내라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공개된 항목은 노즐 교환 이후의 위치 재현성이다. 실제 활용에서는 서로 다른 노즐로 만든 색상 경계나 접합부가 얼마나 일정하게 맞는지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유지보수는 노즐 어셈블리 단위로 접근하도록 구성됐다. 회사가 소개한 ‘나사 두 개와 USB-C 케이블 분리’는 사용자가 부품을 정비·교체할 때의 절차다. 출력 중 기계가 수행하는 자동 노즐 교환 동작과는 별개다.

Snapmaker U1·Bambu H2C와는 무엇을 교환하는지가 다르다

교환식 멀티컬러 장비를 비교할 때는 노즐 개수뿐 아니라 실제로 교환되는 부품의 범위를 봐야 한다. Snapmaker U1은 독립된 네 개의 툴헤드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각 툴헤드에 자체 압출기와 핫엔드, 노즐이 있으며, ‘SnapSwap’ 시스템이 툴헤드 전체를 교환한다. Snapmaker가 제시하는 교환 시간은 약 5초다. 재료별로 독립된 출력 장치를 준비한다는 점에서, 교환 부위를 노즐 어셈블리로 줄인 K3와 설계 방향이 다르다. Bambu Lab H2C는 ‘Vortek’ 시스템으로 최대 여섯 개의 교환식 핫엔드를 활용한다. 핵심은 유도 가열과 비접촉 연결을 적용한 핫엔드 교환이며, 여섯 개의 완전한 툴헤드를 탑재하는 방식은 아니다. 따라서 K3, U1, H2C를 모두 ‘멀티노즐’로 묶을 수는 있어도 교환 장치의 구성과 가열·재료 공급 방식까지 동일한 제품으로 볼 수는 없다. K3의 4.8초와 U1의 약 5초처럼 제조사가 발표한 숫자만으로 전체 다색 출력 성능의 우열을 결정하기도 어렵다. 비교하려면 동일한 모델과 재료를 사용하고, 출력 준비부터 노즐 전환, 보조 구조물 출력까지 포함한 실제 완료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교환 부품의 가격과 수명, 청소·교체 편의성도 장기간 운용 비용을 판단할 별도의 항목이다.

국내 가격·출하 일정과 함께 확장 구성 확인 필요

크리얼리티의 KliTek 소개 페이지는 K3를 2026년 3분기 제품으로 안내하고 있다. 다만 이 표기만으로 국가별 예약판매 개시일이나 실제 출하일을 확정할 수는 없다. 9월 16일 기준 확인한 공식 글로벌 발표 자료에는 한국 판매가와 국내 예약판매·출하 일정이 포함되지 않았다. 제품을 비교할 때는 본체 가격뿐 아니라 원하는 작업에 필요한 구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단순 다색 출력, 더 부드러운 TPU를 사용하는 작업, 서로 다른 노즐 지름을 혼합하는 작업은 요구하는 액세서리가 같지 않을 수 있다. 기본 패키지에 포함된 기능과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부품이 정리돼야 실제 도입 비용도 계산할 수 있다. K3의 핵심은 최고 이동 속도를 높이는 데만 있지 않다. 색상과 소재를 바꾸기 위해 반복하던 작업을 줄이고, 네 개의 노즐에 서로 다른 역할을 맡길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 있다. 이후 실사용 평가에서는 이러한 설계가 복잡한 다색 모델의 완료 시간, 연질 소재의 공급 안정성, 노즐 사이의 위치 일치, 장시간 반복 교환의 신뢰성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가 중요한 비교 기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