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usa Research가 XL과 CORE One 계열 주요 3D프린터를 각각 XL+, CORE One L+, CORE One+ (Gen 2)로 개편했다.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으로 교체하기보다 기존 하드웨어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돼 온 출력 시작 과정과 표면 품질, 유지보수 편의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춘 리프레시다. 세 모델에 공통으로 추가된 기능은 노즐 와이퍼와 GT1.5 벨트다. 노즐 와이퍼는 출력 직전 노즐 끝에 남아 있는 필라멘트를 제거해 실이나 작은 덩어리가 첫 레이어에 끌려 들어가는 것을 줄이는 장치다. Prusa는 사용자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요청된 개선 사항 가운데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기존보다 피치가 작은 GT1.5 벨트도 세 모델에 공통 적용된다. Prusa에 따르면 새로운 벨트는 넓고 매끈한 출력면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나타나는 미세 반복 무늬를 덜 눈에 띄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실제 표면 품질 개선 정도는 출력 조건과 소재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독립적인 실사용 검증이 필요하다.
XL+, 냉각과 멀티 툴헤드 보정 크게 손봤다
이번 개편에서 XL+는 출력 품질과 툴체인저 운용에 직접 영향을 주는 변경이 다수 적용됐다. 먼저 MK4S와 CORE One 계열에 적용된 것과 유사한 360도 파트 냉각 시스템을 도입했다. 노즐 주변으로 공기를 보다 고르게 공급해 오버행과 브리지, 작은 형상의 냉각 성능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다. 여러 툴헤드를 사용하는 XL의 특성을 고려한 Tool Offset Sensor도 새로 적용됐다. 기존에는 탈착식 핀을 이용해 툴헤드 위치를 보정했지만, 새 시스템은 상시 장착되는 와전류(eddy-current) 센서로 각 툴헤드의 위치를 측정한다. Prusa는 초기 보정 과정이 기존 방식보다 약 20배 빨라졌다고 주장한다. XL+에는 고유량(High-flow) 노즐도 기본 장착된다. 360×360×360mm의 대형 출력 영역과 멀티 툴헤드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출력 품질과 일상적인 운용 과정에 손을 본 셈이다.
CORE One+는 첫 레이어까지 기다리는 시간 줄여
CORE One+ (Gen 2)는 출력 시작 과정과 유지보수성이 주요 개선 대상이다. 히트베드 장착 구조를 다시 설계해 베드가 가열된 뒤 평탄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다리던 ‘Absorbing heat’ 단계를 줄였다. PLA·PETG 등 베드 온도 85°C 이하에서 출력하는 소재에서는 해당 대기 단계가 사라지며, 그보다 높은 베드 온도를 사용하는 소재도 기존보다 출력 시작 시간이 짧아진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상단 패널도 CORE One L에서 사용하던 공구 없는 스냅온 방식으로 변경됐다. 몇 초 안에 상단을 분리할 수 있어 내부 청소와 정비 접근성이 좋아졌으며, 패널 아래 자동 상단 환기 구조도 보강됐다. 대형 밀폐형 모델인 CORE One L+는 300×300×330mm 출력 영역과 능동형 챔버 제어 구조를 유지하고, 이번 개편에서는 GT1.5 벨트와 노즐 와이퍼가 주요 추가 사항으로 적용됐다.
가격은 그대로…미출고 주문은 새 모델로 자동 전환
Prusa는 새로운 하드웨어가 추가됐지만 세 모델의 판매 가격을 기존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조립형 CORE One+ (Gen 2)와 CORE One L+는 발표와 함께 출하를 시작하며, 조립형 XL+는 8월 후반부터 출하할 예정이다. 아직 출고되지 않은 기존 CORE One+, CORE One L, XL 주문은 별도 신청 없이 대응되는 신형 모델로 자동 전환된다. 기존 사용자에게도 업그레이드 경로를 제공한다. Prusa는 완성형 업그레이드 키트뿐 아니라 필요한 부품을 개별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CORE One+용 업그레이드를 우선 공급하고, CORE One L+와 XL+ 관련 업그레이드는 8월 말부터 9월 초 사이 순차 확대할 예정이다. 이 방식은 새 하드웨어가 나올 때 기존 제품 전체를 교체하도록 유도하기보다는 필요한 부품을 교체해 기존 기계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해온 Prusa의 제품 전략을 이어간 것이다.
HT Hotend·PrusaSlicer 3.0도 예고…현재 기능과는 구분해야
이번 하드웨어 개편과 별도로 Prusa는 향후 제품·소프트웨어 로드맵도 공개했다. CORE One 계열용 HT Hotend는 최대 400°C의 노즐 온도를 지원하며 9월 출시가 예정돼 있다. PEKK-CF와 PPS-CF 등 고온을 요구하는 엔지니어링 소재를 겨냥한 옵션이지만 이번 ‘+’ 모델에 기본 포함되는 기능은 아니다. 차세대 슬라이서인 PrusaSlicer 3.0의 첫 알파 버전도 수주 내 공개할 계획이다. 로컬 네트워크에서 클라우드 연결 없이 프린터를 관리하는 Prusa Connect Local 역시 기존 PrusaLink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 다만 이들 기능은 아직 출시 또는 테스트를 앞둔 로드맵 단계다. 실제 배포 시점과 최종 기능은 개발 과정에서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새 프린터보다 ‘기존 기계를 얼마나 오래 개선할 수 있느냐’에 방점
이번 발표는 최대 속도나 출력 크기를 끌어올린 세대교체보다는 이미 판매한 기계의 사용 경험을 개선하는 데 무게를 둔 업데이트에 가깝다. 노즐 와이퍼나 벨트, 냉각, 보정 센서처럼 각각의 변화는 작아 보일 수 있지만 매 출력마다 반복되는 준비 과정과 품질 편차를 줄인다는 점에서 실사용 영향은 적지 않을 수 있다. 특히 XL은 2023년 출시 이후 처음으로 냉각과 툴헤드 정렬 등 핵심 하드웨어에 비교적 큰 폭의 개편을 받았다. 반면 CORE One L은 비교적 최근 등장한 모델인 만큼 변경 범위가 상대적으로 작다. 다만 Prusa가 이번 발표에서 ‘라인업 개편’을 강조했어도 실제 ‘+’ 업그레이드 대상은 XL과 CORE One 계열 3종이다. 현재 판매되는 MK4S와 MINI까지 같은 방식으로 개편된 것은 아니다. 기존 사용자에게는 결국 업그레이드 키트의 실제 가격과 구성, 설치 난도가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또한 GT1.5 벨트의 표면 품질 개선이나 XL의 냉각 성능, 툴 오프셋 보정 속도 등은 현재 제조사가 제시한 설명이 중심인 만큼 실제 출력 환경에서 어느 정도 차이를 만드는지는 향후 독립적인 테스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