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남부의 적층제조 전문 전시회 'TCT 선전(Shenzhen) 2026'이 10월 14일 선전 바오안구의 선전월드전시컨벤션센터(선전국제전시컨벤션센터) 15홀에서 개막했다. 행사는 16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주최 측이 공개한 규모는 전시면적 2만㎡ 이상, 참가업체·브랜드 250곳 이상, 컨퍼런스 및 발표 세션 80개 이상이다. 전문 관람객 2만5,000명 이상은 실제 집계가 아니라 주최 측이 제시한 예상 규모다.
이번 전시회는 산업용 금속 적층제조 장비만을 내세우는 행사가 아니다. 데스크톱 FDM 프린터부터 광경화·분말소결 장비, 금속분말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3D 스캐닝, 인공지능(AI) 기반 모델 생성, 후처리·검사에 이르기까지 제조 공정 전반을 아우른다. 프로그램 역시 의료·항공우주 등 산업 수요와 3D프린팅 농장, 신발, 창작자 시장처럼 빠르게 커지는 소비자·소량생산 시장을 함께 다룬다.
상하이와 다른 선전 전시회의 성격…광둥 제조업과 해외 진출 연결
TCT는 상하이에서도 적층제조 전시회를 운영하지만, 선전 행사는 광둥·홍콩·마카오를 아우르는 대만구(Greater Bay Area) 제조업권의 제조 기반에 좀 더 밀착해 있다. 이 지역은 전자제품, 금형, 시제품 제작, 소비재 생산 및 공급망 기업이 밀집한 곳이다. 시제품을 빠르게 검증한 뒤 생산 방식을 바꾸려는 기업과 장비·소재 공급업체가 직접 만나는 데 전시회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제로 주최 측은 올해 행사에서 완제품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과 부품당 제조비용, 소량 다품종 생산, 해외 유통망 확보 같은 실무 과제를 강조했다. 중국 3D프린팅 전문매체 '3D打印资源库'는 15일 개막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행사가 세 번째 개최이며, 전시 규모가 이전 행사보다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해당 수치는 행사 전체 규모에 관한 설명으로, 참가업체 수나 관람객 수가 각각 두 배가 됐다는 뜻은 아니다.
전시 품목: 산업용 금속부터 소비자용 장비·AI 설계까지
금속 적층제조에서는 레이저 분말베드 융합(LPBF/PBF), 지향성 에너지 적층(DED) 등 장비와 티타늄·알루미늄·니켈·구리 계열 분말이 주요 품목이다. 공식 출품 안내에는 중항마이터(中航迈特), 중커위천(中科煜宸), 이쑤레이저(毅速激光) 등 금속 적층제조 기업이 포함돼 있다. 분말과 출력 장비뿐 아니라 후처리, 품질검사, 인증까지 연결된 생산 체계를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특히 구리 합금과 열관리 부품은 금속 3D프린팅의 산업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분야다. 적층제조로 냉각 유로를 부품 내부에 설계하거나 기존 가공으로 만들기 어려운 열교환 구조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복잡한 형상을 출력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양산성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열성능 외에도 출력 반복성, 분말 제거, 기밀성, 표면 상태, 후처리 비용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폴리머·데스크톱 장비에서는 창샹산웨이(Creality·E50), 폼랩스(Formlabs·H50), 카본(Carbon·C71) 등 산업용 및 소비자용 기술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FDM, SLA·DLP 계열 광경화, 선택적 레이저 소결(SLS), 유연 소재 가공 등 공정별로 출력물 특성과 생산 목적이 다르다. 폼랩스는 H50 부스에서 SLA·SLS 장비와 후처리 공정을 소개하고, 별도 무대에서 신제품 발표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소재업체 폴리메이커(Polymaker)는 TCT INTRODUCING 일정에 G-Flex PETG 발표를 올렸고, 후지필름 디마틱스(FUJIFILM Dimatix)는 차세대 핫멜트 상변화 잉크젯 기술을 소개하는 순서를 배정받았다. 애디린(ADDIREEN)은 녹색 레이저 기반 금속 3D프린팅 제품 발표를 예고했다. 녹색 레이저는 구리처럼 적외선 레이저의 흡수율이 낮을 수 있는 재료를 다룰 때 주목받는 방식이지만, 실제 품질·생산성은 장비와 공정 조건별 검증이 필요하다. 이들 내용은 행사 프로그램에 기재된 발표 주제이며, 제품의 성능이 독립 시험으로 확인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디지털 설계·검사 부문에는 트리포 AI(Tripo AI·E71), Hi3D(E65) 등 3D 생성 소프트웨어 업체와 3D 스캐닝·공정 시뮬레이션 기업이 참여한다. 텍스트나 이미지에서 모델을 만드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지만, 생성된 3D 형상을 그대로 출력할 수 있는지는 별개 문제다. 실제 제작 과정에서는 폐곡면 여부, 최소 벽 두께, 지지대, 공차, 사용 소재 등 제조 가능성 검토가 뒤따라야 한다. 전시장에는 UV 프린팅·데스크톱 CNC 등 적층제조와 결합할 수 있는 인접 디지털 제조 장비도 포함된다.
의료·항공우주·열관리…8개 주제와 80개 이상 발표
주최 측이 공개한 프로그램은 8개 주요 주제 영역을 중심으로 발표와 토론을 묶는다. '80개 이상'은 이들 주제에서 열리는 개별 발표·세션의 규모이지, 별도의 대형 포럼 80개가 열린다는 뜻은 아니다. 공식 상세 일정에서 확인되는 주요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시간은 모두 중국 현지 시각(한국보다 1시간 느림) 기준이다.
| 날짜 | 주요 프로그램 | 주된 내용 |
|---|---|---|
| 10월 14일 | TCT 선전 서밋: 디지털 의료·치과 | 맞춤형 의료기기, 정형외과, 치과용 세라믹, 임상 적용 |
| 10월 14일 | 제2회 대만구 해외진출 포럼 | 일본·싱가포르·필리핀·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시장, 유통·크라우드펀딩 |
| 10월 14일 | TCT INTRODUCING / 3D프린팅 농장 산업 포럼 | 장비·소재 발표, 출력 농장 운영과 사업화 |
| 10월 15일 | 저고도 경제·상업우주 포럼 | 드론과 로켓 부품, 경량화 구조, 적층 설계 |
| 10월 15일 | 열관리·전자제조 포럼 | 구리 합금, 열교환기, TPMS 구조, 반복 생산 |
| 10월 15일 | AI+3D프린팅 포럼 / 제2회 3D프린팅 신발 산업 포럼 | 생성형 3D 모델, IP·콘텐츠 사업, 신발의 소재·양산 |
| 10월 16일 | TCT INTRODUCING 후속 발표 | AI 활용 3D 제작, 압출 장비, 세라믹·금속 광경화 기술 등 |
분야별로 보면 의료·치과에서는 정형외과 치료용 맞춤형 구조물, 안면 골결손 재건, 생체의료용 티타늄 합금의 부식 특성, 지르코니아·리튬 디실리케이트 기반 치과용 세라믹 적층제조 등의 발표가 배치됐다. 의료용 출력물은 '제작 가능' 여부뿐 아니라 소재 적합성, 일관된 품질, 임상적 사용 조건이 중요한 만큼 이들 의제는 연구에서 실제 치료 현장으로 이어지는 과제를 보여준다.
항공우주 세션에는 중국 로켓 업체 랜드스페이스(LandSpace)의 액체산소·메탄 로켓 및 엔진용 적층 설계 적용, 우주용 적층제조와 경량 복합재 구조 관련 발표가 포함됐다. 이어지는 열관리·전자제조 세션에서는 구리 합금 적층제조, 주기적 최소곡면(TPMS) 구조를 활용한 열성능 최적화, 열교환기 제조, 전자부품의 안정적 배치 생산 등이 다뤄진다. 여기서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질문은 복잡한 형상의 구현을 넘어 실제 부품의 성능과 제조비용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느냐다.
AI 모델 생성, 신발 양산, 3D프린팅 농장도 주요 의제
15일 열린 'AI+3D프린팅: 스마트 제조 포럼'은 제목과 달리 산업용 출력 파라미터의 자동 최적화만을 다루는 행사는 아니다. 공개된 상세 의제에는 3D 모델 데이터 시장, 생성형 AI 기반 3D 콘텐츠 제작, 창작자 수익화, 캐릭터·디자이너 토이 지식재산권(IP) 문제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Hi3D는 3D 기초모델이 적층제조 수요를 어떻게 넓히는지 발표 순서를 맡았다. 이는 프린터 성능 경쟁뿐 아니라 '무엇을 만들어 팔 것인가'가 소비자용 3D프린팅 시장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음을 보여준다.
같은 날 열리는 제2회 중국 3D프린팅 신발 산업 포럼은 유연 소재를 이용한 신발 구조 설계, 소재 공급, 생산 규모 확대, 유통 및 사업성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출력된 샘플의 독특한 모양만으로 사업성이 성립하지는 않는다. 반복 출력의 품질, 소재 내구성, 후처리 시간, 개당 원가가 관건이라는 점에서 신발은 적층제조의 소비재 양산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례다.
14일 3D Genius Hub에서 열린 3D프린팅 농장 산업 포럼은 데스크톱 프린터 여러 대를 운영해 소량 제품을 생산하는 사업자를 겨냥했다. 전시회 측은 단일 프린터에서 대규모 운영으로 확장하는 과정, 장비·소재 공급망과 창작물 판매를 의제로 제시했다. 실제 운영에서는 장비 구매가격뿐 아니라 실패 출력률, 작업자 개입 시간, 주문별 후처리, 부품 교체와 소재 수급을 따져야 한다.
Hackaday 중국 첫 행사…전자잉크 배지를 직접 제작하는 체험
전시회의 또 다른 특징은 오픈소스 하드웨어 커뮤니티 **해커데이(Hackaday)**의 참여다. 주최 측은 이번 협업을 해커데이의 중국 첫 현장 행사로 소개했다. 15홀 N60 'Hackaday Shenzhen' 공간에서는 참가자가 3D프린터로 배지 외피를 출력하고 전자잉크(E-Ink) 디스플레이 모듈을 결합한 뒤, 사진·로고·QR코드를 표시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주최 측 안내에 따르면 3D프린팅이나 전자회로 경험이 없는 방문객도 참여할 수 있으며, 현장에서는 해커톤과 제작자 프로젝트 전시도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프린터를 단순히 관람하는 장비가 아니라, 개인화된 실물을 그 자리에서 제작하는 도구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산업용 장비 전시와 구별된다.
해외 판로도 주요 의제다. 제2회 대만구 해외진출 포럼은 일본·동남아 적층제조 시장 진입 장벽, 현지 유통망, 크라우드펀딩과 글로벌 브랜드 성장 전략을 다룬다. 장비와 소재를 개발한 뒤 다른 국가에서 판매·지원망을 구축하는 문제를 별도의 사업 과제로 다룬다는 뜻이다.
관람 시간과 등록 비용…16일 오후 2시 등록 마감
공식 세부 방문 가이드 기준으로 전시 운영시간은 14~15일 오전 9시~오후 5시 30분, 마지막 날인 16일 오전 9시~오후 3시다. 16일 오후 2시 이후에는 신규 등록·입장이 중단된다. 전시 장소는 선전월드전시컨벤션센터 15홀이며, 관람객 주 출입 동선은 북쪽 등록 로비다. 대중교통 이용자는 선전 지하철 12호선 국전북역(国展北站)이나 20호선 국전역(国展站)에서 전시장까지의 동선을 확인하면 된다.
9월 29일자 공식 영문 방문 FAQ에는 무료 사전등록이 10월 14일 오전 8시(중국 시각)에 종료되고, 이후에는 30위안 또는 4.50달러의 등록료가 표시된다고 설명돼 있다. 이는 당시 공개된 안내를 인용한 것으로, 최종 요금과 신청 가능 여부는 공식 등록 페이지에서 확인해야 한다. 전시장 입장 등록만으로 모든 포럼 좌석이 예약되는 것은 아니며, 프로그램별 신청 절차나 언어·통역 조건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공식 전시 정보와 2026년 상세 행사 가이드에는 전시구역 구성, 참가업체 목록, 발표 일정과 관련 구역 번호가 정리돼 있다. 한국을 비롯한 해외 방문객은 전시 등록과 중국 입국 요건이 별개라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번 TCT 선전 2026의 관전 지점은 기업과 발표의 숫자 자체보다 적층제조가 실제 생산 공정과 소비재 사업에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가에 있다. 금속 출력에서는 열관리·항공우주 부품의 반복 생산 가능성이, 소비자 시장에서는 AI 기반 모델 생성과 3D프린팅 농장의 원가·유통 구조가, 해외 사업에서는 공급망과 판매 채널이 각각 검증 과제로 제시됐다. 전시회의 규모와 프로그램은 주최 측 공개 자료를 기준으로 했으며, 개별 기술의 성능이나 상용화 수준을 독립적으로 확인한 결과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