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폴 고티에 2026~2027 가을·겨울 오트쿠튀르 룩 7을 입고 런웨이를 걷는 모델
장 폴 고티에 2026~2027 가을·겨울 오트쿠튀르 컬렉션의 룩 7. 조형적 흉상 형태의 기반에 TPU 3D프린팅 구조가 쓰였다.사진·자료: Jean Paul Gaultier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가 7월 파리에서 공개한 2026~2027 가을·겨울 오트쿠튀르 컬렉션 가운데 5개 룩의 제작에 3D프린팅을 적용한 과정이 8월 11일부터 관련 전문매체 보도로 구체화됐다. 프랑스 3D프린팅 서비스 업체 스컬프티오(Sculpteo)는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과 폴리아미드 12(PA12) 부품을 출력해 미완성 상태로 아틀리에에 전달했고, 장인들은 라텍스·도색·깃털 등 수작업을 더했다.

룩 7에서는 유연한 TPU로 조형적인 흉상 형태의 기반을 만들었다. 3D Printing Industry에 따르면 이 부품은 HP의 멀티젯퓨전(MJF) 방식으로 출력된 뒤 연마와 프라이머 처리를 거쳐 여러 차례 라텍스에 담겼다. 피부색에 맞춘 표면 도색과 세부 표현, 뒤쪽 지퍼는 이후 수작업으로 완성됐다. 출력물은 완성 의상이라기보다 손작업을 쌓아 올리는 정확한 바탕 역할을 한 셈이다.

룩 19는 PA12로 만든 다수의 작은 부품을 개별 출력해 움직일 수 있는 표면으로 조립했다. 반복되는 요소의 치수와 형태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적층제조를 활용하면서도 최종 배치와 조립은 사람이 맡았다. 룩 26에는 가볍고 휘어지는 TPU 구조물이 실루엣을 지탱했고, 그 위에 메종 페브리에(Maison Février)의 깃털 장식이 더해졌다.

제작에는 MJF와 선택적 레이저 소결(SLS)이 쓰였다고 3DPrint.com은 전했다. 두 공정 모두 분말 재료를 층별로 굳혀 부품을 만드는 방식이지만, 이번 사례의 핵심은 출력 방식 자체보다 역할의 분화에 있다. 3D프린팅은 몸에 맞는 곡면, 반복 부품, 의상 내부 구조를 만들었고 오트쿠튀르 아틀리에는 표면과 색, 장식, 착용감을 완성했다.

다섯 룩 전체의 세부 제작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확인되는 사례는 3D프린팅이 전통 수공예를 대체했다기보다, 손작업으로 구현하기 어렵거나 시간이 많이 드는 형상을 위한 중간 제작 단계로 들어갔다는 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