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상태에 따라 경고와 확인 표시가 바뀌는 병, 문 표지판, 틱택토 게임판, 립스틱 용기로 구성된 ShiftLens 시제품 모음
MIT 연구진이 ShiftLens로 제작한 병, 문 표지판, 틱택토 게임판과 립스틱 용기 시제품. 렌즈층과 무늬층의 기계적 이동으로 표면 표시가 바뀐다.사진·자료: MIT CSAIL HCI Engineering Group / ShiftLens 연구진

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CSAIL) 연구진이 전자장치 없이 물체의 사용 상태를 표면에 표시하는 3D프린팅 시스템 ‘ShiftLens’를 공개했다. 병마개를 잠그면 경고 표시가 확인 표시로 바뀌거나, 손잡이를 돌리면 게임판의 기호가 바뀌는 식이다. 연구 결과는 2026년 ACM 사용자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기술 심포지엄(UIST 2026)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ShiftLens의 표면은 위쪽의 렌티큘러 렌즈층과 아래쪽의 무늬층으로 구성된다. 무늬층에는 여러 상태에 해당하는 이미지 조각이 교차 배치되고, 렌즈층이 조금 이동하면 관찰자에게 보이는 조각이 달라진다. 화면이나 발광다이오드가 정보를 바꾸는 대신 물체를 누르거나 밀고 돌리는 움직임이 두 층의 위치를 바꿔 표시를 전환한다.

설계부터 구동 구조까지 자동 생성

연구진은 사용자가 원하는 형상과 표시 이미지, 스위치·롤러·노브 가운데 하나의 작동 방식을 고르면 렌즈 배열과 무늬층, 구동 구조를 자동으로 만드는 설계 도구를 구성했다. 결과물은 VRML 파일로 내보낸 뒤 투명·컬러 재료를 사용하는 다중재료 3D프린터에서 한 번에 제작했다.

시제품에는 뚜껑이 느슨할 때 위험 기호를 보여주는 화학물질 병, ‘입장 가능’과 ‘회의 중’을 전환하는 문 표지판, 칸마다 원과 가위표를 선택하는 틱택토 게임판이 포함됐다. 립스틱 용기와 전등갓처럼 회전 동작에 따라 색이나 무늬가 연속적으로 바뀌는 사례도 제시했다. 연구진의 현재 제작 조건에서는 표시 상태를 최대 10개까지 구현했다.

모든 3차원 형상에 적용되지는 않아

핵심 제약은 렌즈층과 무늬층이 움직이는 동안 일정한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평행 이동으로 만들 수 있는 면, 회전체, 회전과 이동이 결합된 나선형 계열은 지원하지만 임의의 복잡한 곡면에는 바로 적용할 수 없다. 표시 상태가 많아질수록 볼 수 있는 각도와 무늬 선명도 사이의 절충도 커진다.

ShiftLens는 완제품 센서를 대체한다고 검증된 기술이 아니라, 물체 자체의 기계적 상태를 시각 정보로 연결하는 연구용 제작 방식이다. 전원 공급이 어렵거나 물·화학물질·충격 때문에 전자부품을 넣기 곤란한 환경에서 수동 상태 표시를 설계하는 새로운 선택지를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